애모 - 34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뚝배기 안에는 닭이 다리를 꼬고 섹시하게 놓여 있었다. 슬기누나가 해 줬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맛있게 먹었다.
“누나는...누나가 원하는 것은 뭐에요?”
“....나는...휴....예전처럼 지내...그거면 돼...”
“평생?”
“..........아니....마음이 시킬 때까지...그때까지만..”
그림을 그릴 때. 아무런 흔적도 없는 깨끗한 도화지를 보면 잠깐 망설이게 된다.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수록 도화지의 깨끗함은 두려움까지 줄 때가 있다. 슬기누나를 대하는 내 마음이 그랬다. 내가 그녀를 망칠 것 같은 어두운 생각이 경계를 만들었다.
상미누나는 스스로가 밑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도화지였다. 계속 그려나가야 하지만 잘못 그어진 선들에 마음을 빼앗겨 겁먹고 있으면서 손은 과도한 힘이 들어가 더욱 그림을 망친다. 그림을 그릴수록 자신감은 줄어들고 급기야는 연필을 놓아 버린다. 그러면서 그것을 허세로 극복하려 한다.
“...............”
그런 차이로 슬기누나는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는데 비해 상미누나는 미리 상처받지 않을 구실을 만들고 경계한다. 닭과 함께 두 여자의 모습이 대비되었다. 이상하게 엄마를 생각났다. 서로 다른 두 여자에게서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나로 인해 상처받을 슬기누나가 보였고, 또 비어버린 항아리로 인해 방황하는 상미누나가 보였다.
‘결국...’
선택의 문제였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란 없다. 각각의 입장에 따라 최선의 선택일 수도 최악의 결말일 수도 있다. 결국은 누구를 위한 선택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정의나 도의를 무시하고..
“맛있어요..”
“다행이다..”
세상에 100명의 사람과 100개의 행복이 있어 모든 사람이 골고루 행복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혼자 2개의 행복을 차지하기도 하면서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이 생긴다. 한번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은 1개의 행복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3개 4개가 아니면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또 잃어버릴까봐 불안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그랬다.
“그럼...이제 잘 마무리 된 거야?”
“응...그지?”
“네...”
그것도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이유는 내가 수컷의 본능을 타고난 남자이기 때문이다. 수십 마리 이상의 암컷을 이끄는 물개였고, 사자였다. 또한 여자들은 이성을 무너뜨리는 요물이었다. 오늘 일만 해도 삼계탕이 먼저 나왔다면 그것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더 고민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관계가 끝나고 나온 삼계탕은 배도 고팠지만 거절할 명분조차 없었다. 몸은 받아 놓고서 마음은 거절한다는 것은 착한남자 콤플렉스 환자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자위하며 닭다리를 뜯어 먹고 있는데 보라 누나가 자기의 고기 덩어리를 넘겨주려고 다가왔다. 숙여진 상체가 시선을 잡아당긴다. 묵직한 가슴이 앞치마를 누르고 그늘진 계곡을 수줍게 드러냈다. 그녀들은 지금 알몸과 다름없었다. 알몸보다 더 자극적이었다. 내 기억과 맞물려 그녀의 몸이 투시되어 보인다. 묵직해지는 아랫도리와 함께 새로운 욕정에 마음이 흔들렸다.
“왜?”
“네?”
"호호..좋아?“
흔들리는 마음이 눈을 통해 알려졌는지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알고 있었다. 자리를 이탈한 보라누나가 식탁 밑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손이 똘똘이를 잡아 꺼낸다.
“음...뭐하려고요?”
“신경 끄시고 밥이나 먹어요~”
“언니! 이번은 내 차례잖아!”
“얘! 계산 똑바로 해..처음 너였고, 다음에 나. 마지막은 네가 했잖아..”
“어머~ 처음은 언니가 했지..”
“네가 먹었잖아.”
“언니가 즐겼잖아.”
‘닭이나 먹자.’
요즘 누나들 싸움에 터득한 진리 하나는 여자들 다툼에 껴들지 말자는 거였다. 그렇게 맛있던 닭이 무슨 맛인지 안 느껴진다. 두 여자가 똘똘이와 주머니를 핥고 빠는 감각이 뇌를 점령하고 있어 미각신경은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
“음...”
“쭙..쭙...”
두 여자 모두 남자를 잘 알고 있는 혀와 입을 갖고 있다. 어느새 먹는 것도 잊고 천장을 봐라 보게 되었다. 5개의 다리에 삼파장 전구를 달고 있는 등이 빙글 빙글 도는 것처럼 보였다. 의자 가장자리를 움켜잡고 엉덩이에 힘을 주며 두 여자의 공격을 버텼다. 서로 싸우던 그녀들은 이제 합심해서 공격해 왔다. 그에 따라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쭙..쭙....”
“음...제법 버티는데?”
몸이 비비 꼬였다. 똘똘이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커지고 잔뜩 힘이 들어간 허벅지와 엉덩이가 부들부들 떨렸다. 내가 그녀들의 한계를 알고 있는 것처럼 그녀들 역시 나를 알고 있다. 두 개의 입술과 4개의 손에 끝장을 본다.
“아...”
“음...읍...”
“치사해..나도..”
“하...”
한 5키로 정도는 쉬지 않고 달린 기분이다. 4번째라 잘 못 느낄 거라 예상했었는데 역시 두 명은 버겁다. 개인적인 기록은 5번인데 여자는 두 명이라 살짝 두려운 마음도 든다.
‘잘못 걸린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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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지쳐서 뻗어 버렸다. 사촌언니 역시 엉덩이가 하늘로 들린 상태에서 잠이라도 들은 것처럼 보였다. 재석이 그것은 완전히 빨갛게 익어서 손만 대도 아파했다. 재석이는 내 몸에 상체를 기대고는 바로 앞에 놓인 보라언니의 항문을 만졌다. 꿈속에서도 시달리는지 항문의 국화가 벌벌 떨고 있다.
“왜? 아직 모자라?”
“으응..그냥...봐요..재밌죠?”
“히히..”
괴롭히는 대로 반항도 못하고 있는 언니였고, 재석이 말처럼 움찔거리는 그곳이 웃기게 보였다. 재석이를 밀어내고 욕실로 들어가 오일을 가져왔다. 손가락에 묻혀서 재석이랑 둘이서 본격적으로 괴롭혔다.
“으응...”
언니는 허우적거렸지만 몸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허리가 풀려버린 모양이다. 항문을 조일 힘도 없는지 손가락 하나가 무리 없이 들어갔고 재석이 손가락까지도 들어왔다. 둘이서 합심하여 벌리자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면서 도망가려고 발버둥 쳤다.
“으음...”
“넣어 볼래?”
“....보라 누나가 싫어하지 않을까요?”
“할 수는 있고?”
“음...될 것도 같은데..”
확실히 다 죽어가는 남자도 새로운 구멍에는 세우고 본다. 어느새 재석이 물건이 반쯤 일어났다. 고개를 숙여 혀로 핥아주자 점차 기운을 차리며 일어났다. 처음처럼 딱딱하지는 못했지만 쓸 만했다.
“해봐..”
“음...대 줄 거면 누나가 하지?”
“..나중에...그건 좀 무서워..”
“..........”
“히히..해 봐..”
언니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가만히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망설이는 재석이를 세워 항문에 그것을 가져다 붙였다. 오일로 목욕을 시켜 최대한 미끄럽게 만들었다. 많이 물컹한. 힘없는 물건이 힘겹게 파고들었다.
“음...좁아..”
“윽...뭐야..앗......”
“윽...갑자기 조이지 마요..아파요..”
“악...나도..아파 죽겠어..어서 빼...”
“언니..많이 아파?”
“응...몸이 찢어지는 것 같아..”
“알았어..힘 빼고 있어..”
“어서..”
뒤로 빠져나가려는 재석을 막아서고 언니의 엉덩이 틈으로 오일을 잔뜩 부었다. 천천히 흘러 항문에 도달할 때 쯤 재석이 뒤에서 몸무게를 실어 밀었다.
“악! 뭐야..아파..흑흑..아파 죽겠어..”
“윽...누나..나도 아파..”
“히히. 참아요.~”
아파 죽으려고 하는 재석이 허리를 감싸 안고 허리를 흔들었다. 마치 내가 언니를 범하는 것 같은 착각 속에 재석이 몸이 흔들렸고, 물건이 드나들 때마다 위에서 넘쳐나는 오일이 안으로 스며든다. 언니는 두 팔을 허우적거렸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으윽..으윽...”
“음...”
“어서..빨리 해...”
“음....”
어느 순간부터 언니는 아프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저 빨리 하라고만 재촉했다. 재석이는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무척 고통스러워했다. 그래서 싸지도 못하고 있었다. 언니의 엉덩이에서 피가 흐른다.
“아아...음...”
가만 보니 재석이가 언니의 클리토리스를 만져주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안까지 자극하는 듯 했다. 그런 노력이 언니를 덜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 언니의 밑으로 이동해 핥았다.
“아앙...이상해...”
“음...”
“화장실...나 화장실로...”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언니는 재석이를 뒤에 꽂은 상태로 기어갔다. 재석이는 언니 몸에 업혀서 끌려간다.
“앗..아아...미치겠어..”
“윽..”
아래에서 음란한 물을 질질 흘려서 그들이 지나간 자국을 남겼다. 기다란 길이었다. 겨우 도착한 욕실에서 언니는 변기를 애인처럼 안고 엉덩이는 외간남자에게 맡겨 두었다. 그 외간남자인 내 애인은 언니의 변소 안에 사랑스런 막대기를 꽂고는 마지막을 향해 힘차게 쑤셨다. 언니 몸에 구멍이 뚫릴 지경이었다.
“아아...아...좋은 기분...응...이상해...”
“음....누나..싼다..”
“음...조금만..더...”
오르가즘을 모르는 여자처럼 마지막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었다. 언니의 앞쪽으로 가서 가슴도 빨아주고 구멍 안으로 손가락 두어 개를 넣고 흔들었다. 끈적이는 물이 손바닥에 가득 넘쳤다. 이 정도까지 돼서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언니는 미치려고 했다.
“아아...좀만..더...빨리..으응...그래..”
언니의 요구가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몰라 나도 재석이도 빨라졌다. 팔이 아플 정도로 흔들 때 쯤 언니 입에서는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몸을 떨었다. 재석이는 고통스런 표정과 함께 언니의 등에 무너졌다.
“아....좋았어..죽는 줄 알았어...”
“그래? 그렇게 좋았어?”
“응....처음에는 아팠고...나중에는 안타까웠는데...”
“음...다음엔 나도 해봐야지...”
“..........너...나를?”
“히히. 언니 처음이야?”
“.....너.....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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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가 시작되면서 반장이 되었다. 가면마녀의 음모이며 집념이다. 수시로 교무실로 불려갔다. 민족고에 추천해 주겠다는 생색을 내면서 야간 자율 학습에 참여하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현주누나가 봉투하나 들고 찾아가 과외를 시킨다고 해서 자율학습 이야기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피곤하게 만들었다.
“차렷.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반장은 이것들 걷어서 미술실에 갔다 놔.”
“네..”
작년 출산휴가를 갔던 미술선생님이 돌아왔다. 이제는 미술과 마주치는 일조차 없겠다 싶었는데 학교가 끝나고 애들의 그림을 걷어 가니 그녀가 있었다.
“안녕하셨어요?”
“오랜만~ 찾아올 줄 알았는데..안 오더라?”
“네...홍철이에게 맞을까봐서요.”
“어머!”
“저의 미술선생님은요?”
“퇴근하셨어..애 때문에 일찍 들어가셔..”
“그럼..이거 여기다 둘게요..”
“..가려고?”
“...........”
“차나 한잔 하고 가..우리..그 정도 사이는 되잖아?”
“그럼..주세요..”
미술실 안은 각종 석고상들과 작업대가 있어 좁았다. 미술은 구석에서 뭔가를 타 왔는데 향기가 생강 달인 냄새가 난다.
“생강차뿐이네..”
“..네..”
운명처럼 창밖으로 유도부가 구보로 지나갔다. 주장으로 무리를 이끌고 뛰어가던 홍철이가 창 안의 우리를 보고 표정을 구겼다.
“어쩌니? 또 맞겠다..”
“그러게요..”
“생각보다 침착하네?”
“..............”
깜짝 놀라 도망가기라도 할 줄 알았는지 의외라는 듯 바라본다. 인간적으로 홍철이가 마음에 들어 미술을 찾지 않은 것도 있었고 그녀는 근본적으로 나랑 같은 냄새가 나서 싫었다. 도화지로 비유하면 찢어지고 구겨져 버려도 어떤 것을 그려도 쓰레기일 뿐인 상태라고 생각된다.
“홍철이와 싸우는 건...생각보다 즐거워요..”
“왜?”
“그의 열정이 부럽고 그립기 때문일까요?”
“........알거 같네..”
유도부는 계속해서 운동장을 돌면서 우리를 지나갔고 그 때면 어김없이 홍철이 눈은 우리를 향했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멀리서도 우리만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느긋하게 마시는 미술의 웃음이 홍철의 질투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불쌍하게도...”
“응?”
“홍철이...너무 불쌍하게 만들지는 마세요..”
“으응...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겠는데..너의 경험으로 남을 판단하지는 마..”
“..........”
“행복도 불행도 그의 안에 있는 것이고..걔가 알아서 결정할거야...그리고 내가 그를 동정한다면 그게 그를 위하는 일이니?”
“....제 생각이 짧았어요......”
“솔직하네..난 그런 남자가 좋더라..”
구보를 마친 홍철이는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몸 풀기 체조를 했다. 창문에 서서 그들을 보면서 얼마 남지 않은 차를 마시고 가보려고 했다. 돌아서 잘 마셨다는 인사를 하려는데 순간 그녀가 안보였다.
“앗!”
“쉿!”
어느새 내 밑에 쪼그리고 다가왔다. 그녀의 머리 위로 바로 창문이다. 완벽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가려졌다. 급히 주위 눈치를 살피는 사이 지퍼가 내려가고 똘똘이가 노출되었다. 시선을 내리면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홍철이가 알아차릴지도 몰라 어정쩡하게 밖을 봤다.
“음....”
“그래도 너보다는 얘가 더 솔직하구나..”
“........”
“쩝..쭙...그냥 가려고? 너처럼 냉정한 남자를 보면 승부욕이 생겨..”
‘냉정하게 대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그녀에 대한 애정의 유무를 떠나 바라던 바였다. 충분히 단단해지고 자기도 즐긴 미술은 돌아서서 엉덩이를 내밀었다. 하이힐을 신은 발목이 어깨보다 훨씬 넓게 벌어지면서 치마 밖으로 삐져나온다. 허리에만 커다란 단추가 세 개 달려 있던 치마는 밑에는 단지 겹쳐 있을 뿐이라 벌려진 허벅지에 의해 갈라졌다.
“...........”
치마 끝을 들어 올리면서 쭉 뻗은 다리가 파란 스타킹에 싸여 있고, 보라색 팬티가 엉덩이 살에 묻혀 살짝만 그 빛깔을 보였다. 앉아 있을 때도 그렇지만 지금처럼 다리를 세웠는데도 잔뜩 숙여진 상체는 물론 가장 높은 허리와 엉덩이부분도 창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자신 있는 태도로 봐서 여기서 이렇게 하는 것이 처음이 아닌 걸로 보였다.
“음...”
홍철이 눈빛이 창문이라도 깨트릴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강렬하다. 미술의 아랫입이라도 빨아주고 싶었지만 감히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고 그저 팬티만 내리고 똘똘이를 문질렀다. 언제부터 이랬는지 이미 홍건했다. 살살 빨아들이는 느낌과 함께 따듯한 살 속으로 묻혀간다.
“아아...역시...뿌듯해...이럴 줄 알았어..”
옥상에서는 항문으로 했다. 나도 그녀의 안에 넣는 것은 처음인 셈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강하게 조였다. 인위적인 움직임 같기도 하고 자연적인 현상 같기도 하다. 몇 번 넣지도 않았는데 물기 젖은 소리가 났다. 깊이 찌를 때마다 투실한 엉덩이가 물결처럼 파동 치며 흔들리고 입에서는 색기 가득한 소리를 낸다.
“으응...좋아...더 빨리..그때처럼..나를 부셔줘..”
“음...”
내 몸에 부딪힐 때마다 튕겨 나가는 그녀는 점점 옆으로 돌아 벽과 창틀을 잡는다. 나 역시 엉덩이끼리 붙은 개처럼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대각선으로 보이던 홍철과 정면이 되고 홍철이가 아는지는 몰라도 우리 사이에는 미술이 끼였다.
“아앙...이제..마음껏 쑤셔버려..”
“헉...”
자세가 안정되자 본격적으로 조이면서 엉덩이를 흔든다. 그녀의 허리놀림에 따라 안에서는 똘똘이가 휘면서 구석구석 쑤시게 되었다. 내가 방향을 조절할 필요가 없이 스스로 원하는 부위를 가져다 대었기 때문에 오직 직선으로 쑤셨다. 순간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다.
“아아..아...더 빨리..더 세게..”
우리 사이에는 피부접촉도 애무도 애정도 없다. 그녀의 요구대로 무작정 힘껏 때릴 뿐이다. 엉덩이에서는 뺨 때리는 소리와 공기가 빠지는 소리. 물에 젖은 살들이 끄러지는 소리가 뒤섞였다. 빠르게 움직인 만큼 똘똘이 안에서는 미친소들이 몰려들었다. 습관처럼 입구를 막고 더 많은 미친소들을 모은다.
“아아...좋아..너무..좋아...안에 싸..더러운 좆물 싸버려..”
“음...”
기분 상했다. 그래서 미친소들이 일순 얌전해졌다. 그런 상황에 나도 당황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마지막 순간에서 놓쳐버린 고삐를 잡기 위해 엉덩이 양쪽을 움켜잡고 필사적으로 흔들었다.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나오고 엉덩이를 잡은 손에서도 땀이 차올랐다. 나뿐만 아니라 눈 아래 깔린 그녀의 엉덩이도 축축해졌다.
“아아..미쳐..그만..나 했어..그만해..”
“잠깐만..조금만..”
그녀의 무릎이 꺾이는 것을 억지로 안아 세웠고, 앞으로 도망가는 몸을 끝까지 따라갔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 삽입이고 안에 넣기만 하면 터질 것 같은 감각이었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고 빠져나오면서 초초해져 나오기 무섭게 처넣는다.
“아아..뜨거워..너무 뜨거워...”
“윽..윽..”
미술의 상체가 들려 창문에 붙었다. 도망치려는 몸부림의 결과였지만 나는 엉덩이만은 놓치지 않았다. 넓은 창틀 전체가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냈다. 미술은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유리에 달라붙어 손톱으로 창문만 긁어냈다.
“아앗...아.....”
“윽.....”
그녀가 조용히 해 준 덕분이다. 그녀 말대로 더러운 좆물을 잔뜩 싸 줄 수 있었다. 유리에 달라붙는 문어 같은 미술을 뒤에서 안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기 위해 허리를 흔들어 엉덩이에 문질렀다. 그렇게 마지막 여운까지 만끽한 후 똘똘이를 꺼내 땀이 솟아나는 엉덩이에 문질러 그녀의 겉물을 걷어내고 치마 자락을 잡아 닦았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엉덩이를 소리 나게 때려 줬다.
“좋았어..”
“아음...”
“그럼 갈게요..”
정신을 수습하고 보니 창 밖에는 아무도 없다. 언제부터 없었는지는 몰랐다. 그것에 따라 내일 소문이 날 수도 있다. 미술실을 나오면서 만약 누군가 봤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조심하는 것이 어때?”
문 옆에 홍철이가 벽에 기대 서 있었다. 전형적인 유도복을 입고 있는데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보풀이 많고 헤진 부분도 있다. 그리고 전형적인 상처받은 눈빛. 그러면서도 그는 미술을 걱정했다.
“선생님 입장도 있는데...누가 알기라도 하면 너보다는 선생님이 큰일이다. 그런 건 남자가 배려했어야지..”
“.......넌 어때? 괜찮아?”
“........상관없어...”
길게 이어진 복도를 따라 나란히 걸었다. 전형적인 유도복에 전형적인 상처 입은 야수와 전형적인 학교 복도를 따라 걷는데 그의 대답은 전형적이지 않다. 상관없다는 말이 그의 습관이 아니라면 이번이 두 번째 듣는 말이고 그의 진심일 것이다.
“그녀는...선생님은...불쌍한 사람이야..겁쟁이고..좀 더 다정하게 대해줘..부탁한다..”
“...........”
‘얘가 영화를 너무 봤나..’
솔직한 심정은 그랬다. 그게 아니라면 세상을 모르는 거다. 우리는 삶을 투쟁이라고 말하고 실제로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의 욕망을 채운다. 아버지는 4명의 여자에게 아이를 갖게 했다. 누군가와 사랑을 하며 알콩달콩 살았어야 했을 3명의 여자는 인생을 빼앗겼고 조강지처라는 엄마 역시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엄마는 나를. 내 마음을 빼앗고 희롱했다. 나를 낳아준 경양식 아줌마도 지배인이라는 애인을 숨겨두고 있었고, 보라누나 부부는 대놓고 교환하며 살아간다. 너무 많아 전부 언급할 수도 없다. 오히려 도리를 지키고 사는 사람을 헤아리는 것이 빠르다.
‘상관없다?’
나처럼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면 상관없을 것이다. 단지 그 뿐이라면 싸울 이유도 없었다. 홍철의 눈에는 순정과 열정이 있었다. 그런데도 상관없다고 했다. 미술은 애들 사이에서 많은 소문을 만들어냈다. 나와 홍철이로 보면 일부는 사실이란 생각이 든다. 그건 홍철이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상관없다?’
‘진심으로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나만 사랑하면 괜찮다는 뜻 일까?’
홍철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여전히 촌스러운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는 아파트 벽을 바라보면서 화단에 앉았다. 자신은 상처받고 괴로워하면서도 남을. 그것도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걱정하는 것은 그의 가식이고 겉멋일까?
‘..............’
엄마의 사랑을 원했고 사랑했다. 그 날,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그 사건 이전에도 그랬다. 엄마가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로 받아들인 지금 하나의 모순이 생겼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내 항아리는 엄마처럼 완전히 비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일 이전에도 비어있지는 않았다.
‘엄마를 사랑했으니까...엄마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어쩌면 엄마의 항아비가 비어버렸던 이유가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해서가 아닌지도 모른다. 엄마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게 되면서,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게 되면서 비어버린 것이다. 계속 채워주지 않으면 어느새 비게 만든다고 생각했던 항아리는. 사랑이 새어 나간다고 생각했던 구멍은 사실은 완전히 비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채워주는 구멍이었던 것이다.
‘....................’
사랑은 내가 준만큼 받아야 하는 계산적인 것이 아니었다. 한없이 준다고 해도 마르지 않는다. 아마도 홍철이는 그것을 알고 있었던 듯 했다. 그래서 상관없었던 것이다.
“엄마......”
엄마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렇지 않았던 나는 엄마를 사랑했다. 그래서 행복했었다. 엄마는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지만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엄마가 나에게 보여줬던 애정이. 그것이 엄마로서의 사랑과는 의미가 다를지라도 분명히 느끼고 기뻤다.
‘아...’
있다. 마음속에 항아리가 느껴졌다. 잃어버렸던 엄마의 항아리가 따듯한 빛을 내는 것처럼 포근했다. 한정된 행복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것도 있고 작은 양이지만 끊임없이 솟는 내 사랑을 남에게 주면서 사는 방법도 있었다.
탐욕스럽게 몇 명의 여자를 안아도 찾을 수 없었던 항아리가 엄마를 기억하고 이해하는 순간 나타난 것은 절대 우연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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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말까지 편수가 남아 일요일이지만 한편 올려요.
2. 애모 2부는 절대 쓰지 않을 생각이고, 무한상상은 사실 모르겠네요. 전에도 이야기 했듯이 분량이 많아지면 점점 쓰기가 어려워져요. 더구나 플롯도 없어요. 단편 위주로 몇 개 생각하고 있는데..조금씩 구성을 잡아 보지만 사실....애모도 단편으로 생각하고 썼던거라..
3. 아무튼 2월. 3월은 쓰기 어렵겠네요. 그리고 우선은 애모에 집중해야죠. 유종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