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BDSM] 내 남자친구는 변태 - 요즘 만나는 그녀의 이야기 1
<요즘 만나는 그녀>가 변태 남자친구를 고발한다.
충격고백 BDSM 체험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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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좀 특이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칼럼에서 <요즘 만나는 그녀>라고 내가 표현하고 있는 처자가 하는 이야기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번에는 화자와 대상을 바꿔서 그녀가 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 근래 경험담의 형식으로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무척 많이 썼다. 그녀의 신체부위를 찍은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그녀의 애널에 관한 묘사를 하기도 하고, 플레이 중에 그녀의 반응이 어땠는지를 상세히 묘사하기도 하는 등, 구구절절 남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는가. 그건 그녀에게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이고,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남이 마음껏 쓴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어쭈 이 남자 봐라> 하는 심경에 빠지게 되었고, <너가 어떤 녀석인지 써 주마>하는 결심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엔 한 주 칼럼을 쏙 빼먹으려고 싶어한 나의 권유도 있었다.
한 주 농땡이를 치게 된 나뿐만 아니라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재미있는 구석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B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썰을 풀던 A를 B의 시선으로 설명한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회 칼럼의 주제는 <내가 바라본 필독> 정도가 될 것이며, 내가 아닌 그녀가 나, 그리고 나와의 플레이를 이야기하는 글이다.
PS . 돔이라고 해서 노동력을 갈취하진 않는다. 원고료가 입금되는 대로 그녀의 지갑으로 갈 예정이다.
> 안녕하신가. 이제까지 필독 씨의 real BDSM 시리즈에서 '요즘 만나는 그녀'로 등장했던 여당원이다. 본인은 남로당의 초창기 당원이었고 현재까지도 어둠 속에서 활약 중인 접선특위 회원으로서 남로당에 이번 글을 쓰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잘 부탁드리고 열화와 같은 성원을 부탁드린다.(_ _)
이 글의 주제는 <내 남자친구는 변태>이다.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도 아니고 재벌3세도 아니고 의사선생님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변태에세머이다. 왕자나 재벌 등과 교제해본 적은 없지만 본 당원은 변태와의 만남이 그런 분들과의 만남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
변태 남자친구와의 대화는 대체로 이렇다.
'우리 강아지 잘 있었어?' - 뭐 강아지 정도의 애칭은 비변태 남자친구도 쓸 수 있지만 여기에 대한 대답은 .. '멍멍'이다. (나도 변태가 되어간다. OTL..........) 이런 변종으로 '고양이 잘 잤어?' ... '야옹', '병아리 점심 맛있게 먹었어요?' .. '삐악삐악' 따위가 있다. 그런데 이거 은근히 재미난다. 유아기적 즐거움이 있다.
'강아지 엉덩이는 누구꺼?'.. '주인님꺼!' - 내꺼라고 대답하면 삐진다. 삐지기만 하면 모르겠는데 발기했다가 죽기도 해서(-_-;) 그냥 일케 말해주기로 했다.
'셀프 스캇 하고 올게.' - 스캇은 응가를 만지고 먹고 하는 디러운 플레이를 말하는데...... 그런 것 까지 하고있는 건 아니다. 이 말은 그냥 응가하고 오겠다는 말이다. 걍 화장실 갔다온다고 해도 되겠지만.. 심지어 나도 이 말을 쓰고 있다.-_-;;
물론 우리도 평범한 이야기도 한다. 밥먹자. 뭐먹을래. ##모텔 괜찮다더라. 이번달 신용카드 오링났어.(정말 하고싶지 않은 말... OTL) 여튼 뭐 이런 말이야 여느 커플과 다를 게 없다.
데이트 방식도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짧게나마 썰을 풀어본다. 변태 남친이라고 해서 데이트코스로 에스엠클럽 같은 데를 가는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밥먹고 술먹고 모텔간다. 모텔 들어가면 일단 묶어놓고 보는 것도 아니고 남들 하듯이 영화도 보고 커피마시고 수다 떨기도 하고 심지어 잠만 자기도 한다.(정말이다.) 가끔은 미장원에 같이 가기도 하고 쇼핑도 하고 교외로 드라이브 하러 나가거나 박물관 같은 데도 가고 그런다. 비변태 남친과의 차이라면 단지 어딜 가든 개목걸이를 채워놓으려 한다는 정도의-_-;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금은 선선해져서 좀 낫지만 더울 때는 땀띠나는 줄 알았다.
개목걸이를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다. 귀엽다! (by Field-Dog)
잡다한 서론 들어주느라 지루하셨을 테니 본격적으로 섹스 이야기를 해보자.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필독 씨는 자기가 변태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혔었다. 에세머이고 돔이고 이성애자라는 성향 말이다. 에스엠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 있었고 호기심도 일었지만 사실 우리의 첫섹스는 에스엠이 아니었다.
첫섹스는 모범섹스교본에나 나올 것 같은 섹스였다. 남자분이 성실하게 해주는 애무를 받고 정상위로 삽입을 했다가 체위를 두어번 바꿔주고 여자분이 오르가슴을 느끼거나 또는 느낀 척 한 뒤에 남자분이 사정을 하는 식이었다.
그 당사자인 여자분으로서 말하자면 그 첫번째 오르가슴의 진실은 '느낀 척'이었다. 대부분 여자는 남자랑 익숙해지지 않으면 잘 오르기 어렵지 않나.. 적어도 나는 그렇다. 좀 시시하기도 했다. '너 변태라며=_= 너무 평범해!'라는 기분이랄까.
여튼 그때까지는 나도 좀 많이 내숭을 떨고 있었고 관계가 막 시작하고 있는데 '님하 스팽킹 쫌 해보삼*^^* 잇힝~' 그럴 수도 없잖은가. 그리하여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의 섹스도 매우 평범하고 부드럽게 진행되었다. 남친님의 변태적인 행동이라면 기껏해야 후배위로 할 때 엉덩이를 가볍게 때리거나 가슴을 좀 세게 움켜쥐거나 하는 정도였고 그정도는 에스엠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벼웠다.
그러던 어느날 필로우 토크 중에 남친에게 이야기를 했다. 다짜고짜 '너 나한테는 왜 에스엠 안해?'라고 묻고 싶었지만.............-_-;;;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은근슬쩍 '전에 섭이랑은 어떻게 했어?'라고 물어봤다. (나도 필독의 칼럼을 읽고 있는 남로당 애독자다.) 현재 여자친구에 대한 예우 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필독씨는 당시의 관계를 씁쓸하게 회상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인적인 BDSM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처음의 섭과는 삼개월만에 한계에 부딪혔다고 한다. 사실 내가 원했던 것은 야설에 가까운 에스엠 현장묘사였으나....(다들 그러차나요;;) 회한에 겨운 얼굴로 옛 기억을 회상하는 남자친구에게 자지보지 이야기도 아니고 묶고 때리는 이야기를 해달라기가 참 뭣했다.
술이나 먹자고 나가서 분위기를 전환한 뒤 다시 에스엠에 대한 이야기를 유도해봤다. 당시 필독씨는 취해서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핵심은 이거였다.
나는 변태고 에세머이다.(응!)
나는 여자친구와 에스엠을 하고 싶다.(아싸!)
하지만 에스엠으로 인해 관계가 어려워질까봐 두렵다.(바보녀석!!!)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너를 사랑하니까 처녀성을 지켜줄테야... 하는 말에 감동을 받을 순수의 시대도 아니고 그런 한심한 이야기를 하다니.. 뭐 그렇게 일갈하지는 않았다. 그냥 '나도 에스엠 해보고 싶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거였다... 한여름에 개목걸이 때문에 땀띠나도 된다는 말은 아니었다. ;ㅅ;) 여튼 이 말을 들은 바보변태남친의 반응은 발기탱천.
그러나 그 날은 술에 너무 취해서 둘 다 겔겔거리고 있었던 관계로 '다음에 만나면 우리 꼭 에스엠하자!' 라는 귀여운 약속을 나누고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의 데이트.. 둥둥둥둥~
왜 에스엠 포르노에 보면 가터벨트와 코르셋과 하이힐로 무장한 여자들도 나오고 검은 가죽채찍이나 수갑, 사슬, 목마 같은 기구도 나오고 해서 일단 세팅이 주는 맛이 좀 있지 않나.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좀 준비를 했다. 친구가 여행기념으로 사다준 검정색 끈팬티도 입고 브라도 어울리는 섹시한 레이스로, 그리고 평소엔 절대절대 안 신는 팔센티굽 하이힐도 신었다.
그런데 약속장소에 나온 필독씨는 평소와 다름 없는 차림이었다. 그래도 뭔가 준비한 게 있겠지 기대하며 모텔로 들어갔는데...... 이 사람이 첫 에스엠을 위해서 특별하게 준비한 거라곤 지갑 속의 콘돔 뿐. OTL;; 일본 모 회사의 명품콘돔이라고 자랑스럽게 꺼내는데....... 씨바 나 그거 써봤는데 비싸기만 하고 별루였거등.. 가죽채찍은 어디있어.. 징박힌 패들은.. 반디지용 로프는.. 반드시 면이나 마 등의 자연소재 로프 써야 한다고 그랬자나.............. ;ㅅ;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필독씨는 태연하게 샤워를 하고 룰루랄라 방으로 돌아오더라. 내가 나름 준비한 것도.. 하이힐은 본체만체고(걸음걸음에 발목이 끊어지는 줄 알았는데 저는 몰랐다고 한다. 자기 키가 커봤자 200센티를 넘기는 것도 아니고 160이던 여자가 168이 됐으면 '어이쿠~ 감사합니다' 해야지 말야...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_-;) 게다가 모처럼 갖춰입은 레이스 브라와 티팬티는 그냥 홀랑 벗겨버리고(끈팬티는 항문을 압박해서 좋지 않다는 일장연설까지 들었다.. -_-;;)..... 대 좌절.
이렇게 우아하고 화려한 BDSM의 세계를 기대했으나...
내가 기대했던 것은 화려한 BDSM의 세계였는데 나의 변태남자친구는 생활 속 BDSM을 추구했던 것이다. 스팽킹은 일단 손으로 했다. 사람 손으로 때리는 게 가장 안전하고 피부에 좋다고는 하지만.. 그래 알겠지만.. 가죽채찍의 로망...... 했더니... 늘 하고 다니는 허리띠를 풀어온다. 민자로 아무 장식이 없고 통가죽으로 된 허리띠인데 자기 손에 익어 좋다는 말을 덧붙이며............... 흑흑 ;ㅅ;
여하튼 나는 나름대로 상상력을 발휘해서 술에 취한 미친 남편이 허리띠를 풀어 아내를 구타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내가 변태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_=; 그리고 사실 가죽허리띠는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낯선 자극은 금새 쾌감이 되었다. (사실 나중에 에스엠클럽에서 술이 많이 달린 가죽채찍으로 맞아보기도 했는데 남친 말대로 별로 아프지도 않고 소리만 요란했다.) 처음으로 스팽킹을 당하는 기분은 예상보다 훨씬 자극적이었다. 손으로만 하다가 처음으로 바이브를 써보았을 때 강렬한 진동에 당황했던 것만큼 말이다. 처음부터 꽤나 흥분해서 젖어버렸다. 변태의 자질이 있었던 것일까... -_-;;;;;;;
필독씨는 평소와 다르게 덤볐다. 노말섹스에서는 매너좋고 부드러운 타입이다. 배려할 줄 알고 민감하고 따듯한 사람이었다. 딴건몰라도 매너점수는 에이뿔 줄 수 있다. 그런데 에스엠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목소리는 차가워지고 행동은 거칠어졌다. '아프지 않아?'라고 묻는 것도 똑 같은 말이 그렇게 다르게 들릴 수가 있을까 싶다. 뭐.... 실컷 때리다가 멈추고 상처가 남지는 않았나 확인하는 '사디스트의 매너'는 지켰으니 젠틀맨이라고 불러줘야 할지도.. 상처가 없다는 걸 확인하면 다시 맹렬하게 때리는 매너지만 말이다.
여튼 강렬한(지금 생각하니 별거 아니지만 당시엔 꽤나 강렬했고 나도 흥분해버렸다.>_<;;;;) 스팽킹 뒤에 남친님은 스물스물 콘돔을 쓰고 올라왔다. 때리는 걸로 잔뜩 발기해버리다니 너 진짜 변태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때리다가 삽입하는 게 에스엠의 전부라니 좀 허무했다. 그래서 수줍음을 가장하고 뻔뻔스럽게 물어보았다.
'옵하. 반디지는 안해?'
이때까진 '주인님' 같은 닭살스런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여튼 반디지는 안하냐는 말을 들은 필독씨는 음흉한 눈초리를 번뜩이며
'하고싶어?'
라고 물었다.
당연하지....... 일본 에스엠 포르노의 대가들을 떠올리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필독씨는
'잠깐만 기다려'
하더니.........
수건을 가져왔다.
이게 뭐니.. 하는 나의 얼굴을 외면한 채 그는 나의 손목을 두꺼운 목욕수건으로 칭칭 휘감고 침대 헤드에 걸쳐놓았다. 그리고 그는 친절하게
'수건이니까 다치지는 않겠지만 피가 안 통하거나 저린 느낌이 들면 바로 말해.'
라고 말했다. 수건이니까 안다친다느니 하는 말은 알겠는데......... 사실 로프 준비하기 귀찮았던 거자나!! 그러차나!!!!
이런 반디지는 포르노에서나 가능한 것인가.......orz
여튼 그렇게 첫 플레이를 하고 난 뒤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이거저거 해보고 있다. 애널플레이, 강간플레이, 도그플레이나 치킨플레이(담에 자세하게 쓰겠지만 이게 되게 쪽팔린다... ;ㅅ; 고난이도...) 등등 차근차근 해나가는 중이다. 정말 모당원님의 말씀대로 '이러다가 똥먹는 거 금방'일 것 같아 겁나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변태를 사랑한 당신은 유죄....라고 치자. =_=;)
플레이도 그렇지만 관계도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다. 이걸 발전이라고 하면 발전이라고 해야하나 모르겠다. 변태남자친구와의 대화는 점점 더 수위가 높아져서 남들이 있는 앞에서 통화를 하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사무실에서 핸드폰으로 통화하다가 '멍멍'소리 같은 걸 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물론 있긴 있다만.. -_-;;;;;
이래저래 길어졌는데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여성동지들, 제발 필독씨한테 플레이하자는 메일 쫌 그만 보내삼.'과 '남성동지들, 필독씨 이성애자에요, 남자랑은 에스엠 안한대요.' 이거다. 내가 뭐 독점욕으로 눈이 불타는 마누라라서 이러는 거 아니다. 다음에는 변태남자친구 필독씨의 이모저모를 디벼보면서 변태와 사귀는 일의 장단점을 까발려볼테니 일단 읽어보시고 결정하시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