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있는 남자를 맛보다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남과 여로 나뉘고 같은 성(性)안에서도 개인의 취향이 매우 다르다. 굳이 누구의 성향이 옳고 그름을 나타낼 수는 없지만, 생물학적 여성이고 나름 연애의 맛을 알고 있는 삼십대의 나 원더우먼의 남자를 고르는 성향 역시 점점 굳어져 가는 건 사실이다.
이십대의 나는 몸매와 외모를 보고 그 남자의 능력을 중요시 했고 성격은 맞춰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현실적, 물질적인 것을 떠나 하루를 살고 이틀을 사귄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나만의 관점을 찾게 되었다.
내 인생의 최고의 남자는 솔직히 지금의 내 옆의 남자가 아닌 내 나이 이십대 중반에 함께 했던 남자였다. 그때 내 이상형과 많은 차이가 나던 그 남자는 잘생긴 외모도 아니고 키 170초반에 그냥 다소 마른 듯한 남자였다. 그때의 원더우먼은 남자다운 성향을 매우 좋아했기에 우연히 만난 술자리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 남자의 언변에 나는 1차 낚임을 당했다.
전화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졌어야 했는데……. 헤어지지 못하고 우리는 같이 새벽까지 함께 있었다. 그때의 나는 사실 친구의 소개로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원나잇의 그분과 함께 몇 번을 만났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보다는 귀찮은 마음이 더 많았고 결국 이별을 하게 되었다.
이별 후 나는 보상 심리라고 해야 할까? 지금 생각해 보면 집착, 혹은 내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질질 끌려감에 있어서 그 분은 나에게 싫증을 느꼈는지 서로 안지 두 달 만에 우리는 헤어졌다. 우리는 두 달을 만나면서 솔직히 많은 섹스를 나누지는 못했다. 아마도 15번 정도 만났다.
데이트라곤 커피마시고 모텔, 밥먹고 모텔, 나중에는 모텔 안에서 밥먹기 등등. 데이트메이트라기 보다는 섹파에 가까운 우리였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황홀한 섹스를 뽑자면 아마도 그 분일 것이다. 그럼 그 분의 스킬에 대해서 나열을 해보겠다.
1. 성기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적당한 풋고추의 느낌 하지만 맛은 캡사이신을 넣은 듯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을 깨어준 계기였다.
2. 본인보다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장시간의 애무 그리고 마사지
섹스 후에 느낌이 허무하고 힘든 게 아니라 개운함과 나른한 오후쯤 살짝 졸린 듯한 그런 야릿한 기분을 받았다. 너무 달달한 느낌... (개인적으로 가장 최악의 섹스는 혼자만 만족하고 혼자만 받으려고 하는 이기적인 황제섹스자 이자 단기간 플레이어다.)
3. 한 자세를 해도 제대로
본인이 잘하는 자세 그리고 상대방을 위한 자세를 제대로 할 줄 알았다. 나의 몸을 읽을 줄 아는 조련사 같은 느낌을 주는 그 남자.
이게 정말 내 남자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는 굉장히 중독성 있는 남자였던 그분. 지금은 어디서 머하고 뭐 먹고 사시고 누굴 또 얼마나 즐겁게 해주시고 계실지... 가끔 생각이 나려고 한다.